지난 1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는 국학원 광복의병연구소 주최로 학술대회를 개최해 일제하 동아시아 평화공동체 정신과 홍익사상을 조명했다.

 

국학원(사) 부설 광복의병연구소는 1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신흥무관학교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새로운 한·일 관계의 모색’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광복회 (사)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사)백야 김좌진 장군 기념사업회 한민족정신지도자연합회 B&B코리아와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걸 국회의원 등이 후원했다.

학술대회에서는 한ㆍ중ㆍ일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꿈꾸었던 우당 이회영 선생의 평화정신을 살펴보고, 그 정신 속에 흐르고 있는 단군의 ‘홍익사상’에 대해 조명함으로써 21세기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새로운 한ㆍ일 관계의 해법이 제시되었다.

첫 번째 발표자 이덕일 한가람연구소장은 ‘한ㆍ중ㆍ일 평화공동체를 꿈꾸었던 우당 이회영의 삶과 사상’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소장은 “우당 이회영은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으로서 6형제 모두가 전 재산을 팔아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했던 인물로 유교적 가치관이 팽배했던 시기에 노비, 적서(嫡庶)의 차별 등 신분적 속박과 봉건적 인습을 타파하려 했다.”며 그의 실천적 삶을 조명했다. 또한 한ㆍ중ㆍ일 항일구국연맹을 결성하여 각 개인과 국가의 완전한 자유와 평화가 보장되는 국제평화공동체를 건설하고자 했던 우당 이회영의 평화주의적인 면모에 대해 발표했다.

항일운동의 중심은 단군, 홍익철학을바탕으로 세계주의적 평화공동체 지향

두 번째 발표자인 김동환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이하 UBE) 교수는 ‘일제하 항일운동 배경으로서의 단군의 위상’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일제하 항일운동에서 단군의 의미는 일제의 질곡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총체적 저항의 출발이자 중심이며, 항일운동의 총본산으로서 양적 질적으로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했다.

또한 “신흥무관학교를 주도한 이회영, 이시영, 이상룡, 이동녕 역시 단군정신으로 무장한 투사들이었으며 당시 만주의 한국인은 모두 단군 자손이라는 민족의식이 강하게 퍼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독립운동의 정신적 배경으로서 단군정신과 단군구국론(檀君救國論)은 항일투쟁의 과정에서 종교나 이념을 초월하여 단군정신으로 합심하였다.

 이는 단군정신의 궁극적 지향점인 홍익인간이라는 철학적 속성 자체가 ‘너와 나’가 아닌 ‘우리’를 지향하며, ‘닫힌사회’를 넘어 ‘열린사회’를 도모하는 것이며, ‘끼리 만 사는 가치’가 아닌 ‘더불어 사는 가치’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근자에 회자되는 민족에 대한 세계주의적 해석의 가능성도 열어두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홍윤기 UBE 국학과 석좌교수(한일천손문화연구소 소장)는 ‘한ㆍ일 고대사의 올바른 인식’주제발표에서 일본 에도시대 국수주의자들인 ‘미도학파’에서 비롯된 황국사관과 19세기 메이지 유신이후 군국주의가 결합해 일본 고대역사 및 한일관계사를 부당하게 조작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이 세계에 자랑하는 대표적인 국보 ‘구다라관음(百濟觀音)’을 들었다.

홍 교수는 “구전된 명칭이나 호류지 고문서 및 연구를 통해 7세기 초 백제가 보낸 불상이라는 것이 명백함에도 일본은 불상의 재질인 녹나무를 문제 삼은 오바라 지로 교수의 발표에 힘입어 일본 자체 제작으로 해외홍보를 하고 ‘새로운 역사교과서’에 게재했다. 오바라 교수의 주장에 오류가 지적되어 학계의 비난을 받았음에도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메이지유신 당시부터 군국주의가 본격화되면서 고조선의 ‘단군개국사화’와 고구려, 가야의 개국사화를 가져다 일본 개국신화와 역사로 변조 모작하였음을 밝혔다. 홍 교수는 “우리가 상고시대 일본 땅에 공고하게 심었던 단군왕검의 천신 신앙에 대한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 한· 일관계사 정립의 기틀이 된다.”고 했다.

특별 초청된 네 번째 발표자인 나카오 히로시(仲尾 宏) 일본 교토가쿠게이대학(京都造形藝術大學) 객원교수(오사카국제이해연구센터 이사장)는 작년 5월 10일 한일 강제병합 원천무효 한일지식인 공동 서명자 100명 중 한 사람으로 ‘동아시아에 대한 일본인의 역사인식 오류’를 주제로 발표했다.

나카오 교수, 한일친선과 아시아 평화위해 잘못된 역사기술 바로잡아야

나카오 교수는 <후소사>판 교과서 채택 현황 및 우익 시민단체나 정당의 압력, ‘태평양 전쟁’을 제국주의 용어인 ‘대동아 전쟁’으로 표기하며, 아시아 각국에 대해 저지른 만행을 극히 간단하게 기재한 몇몇 교과서의 서술을 지적했다. 또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애국심을 키울 목적으로 개악한 교육기본법은 일본 학생들에게 우월감을 갖게 하는 반면 일본과 이웃한 여러 민족과의 연대가 소중하다는 것을 가르치지 않는 교과서를 만든 결과를 가져왔다.”고 적시했다.

 나카오 교수는 “일본의 지배층이 세계에 특히 아시아에 대한 개방된 눈높이를 가지고 겸허하게 역사를 반성하며 배우는 자세로 임해야 하며, 한· 일 친선과 아시아 평화를 위하여 잘못된 역사 기술은 바로 잡혀야 한다.”면서 “무엇이 역사 교육에 있어서 ‘공정’과 ‘중립’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정경희 UBE 교수(국학학술원장)는 ‘한일 고대사상에 나타난 평화론’을 주제로 ‘항일’을 넘어서 적국인 일본까지도 용서하고 포용하는 큰 정신으로 승화시킨 우당 이회영 선생의 평화공동체론의 원천이자 일본 신도 전통에도 역력한 흔적을 남긴 한국선도의 홍익사상을 조명했다.

 정경희 교수는 “한국선도와 일본신도의 고원한 생명사상과 홍익론이 재조명됨으로써 상처로 얼룩진 한ㆍ일 관계가 진정한 화해와 상생의 국면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희망하며, 이를 통해 동아시아에 진정한 평화가 정착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국학신문 2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