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역사는 소중한 자산이자 국가공동체를 이끄는 중요한 동력"이라며 역사과목을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 과목으로 지정한 현행 교육 체계를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지난 1일 오전 KBS1 라디오에서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일찍이 역사교육을 등한시하고 후세들에게 역사 교훈을 전승하지 못한 나라가 문명을 선도한 예는 찾아볼 수 없다"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역사 선택 과목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안 대표는 "2011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 응시자 중 한국사(韓國史)를 선택한 학생의 비율은 9.5%"라며 "한국사를 필수과목이 아니라 선택과목으로 지정한 현행 교육체계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를 과거의 버려진 유물 정도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지나간 역사에 현재와 미래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사고력, 나아가 스토리텔링의 힘이 보태진다면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는 훨씬 커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편, 이날 라디오 연설을 통해  최근 물가 급등과 서민경제의 어려움, 국사 선택과목 등에 대해 연설과 함께 설날 명절 인사말을 전했다. .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제33차 라디오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나라당 대표 안상수 인사 올립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강추위에 서민가계마저 움츠러든데다 물가불안까지 겹쳐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더욱 버겁습니다.

무, 배추 등 신선물가를 비롯한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올랐고 기름값과 국제원자재의 가격 인상으로 생활 필수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전세값 또한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전세가(價)가 집값의 절반을 훌쩍 넘은 지역도 있습니다. 그동안 서민주거안정에 기여해 온 전세제도가 최근 월세나 '반(半)월세'로 급격히 대체되고 있는 탓에 서민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집권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서민생활 안정을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서민들의 한숨을 국정에 반영하겠습니다.

얼마 전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정부에게 실효성 있는 대책,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도 높게 촉구한 바 있습니다만, 앞으로 서민의 고충을 해결하는데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습니다.

어제는 당 정책위에 전월세 대책 TF를 만들어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을 앞두고 우리 역사(歷史)교육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역사는, 아니 우리 모두가 함께 일궈가고 있는 역사는 소중한 자산이자 국가공동체를 이끄는 중요한 동력(動力)이 됩니다.

일찍이 역사교육을 등한시하고 후세들에게 역사적 교훈을 전승하지 못한 나라가 문명을 선도한 예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2011년도 대입 수능시험 응시자 중 한국사(韓國史)를 선택한 학생의 비율은 9.5%, 즉 10명 중 한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역사 기피 현상은 각종 공무원 시험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여론조사 결과 청소년의 58.7%, 성인의 36.3%가 6·25전쟁 발발 연도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6·25전쟁을 북한이 일으켰다는 사실을 모르는 응답자도 청소년 중 36.3%, 성인 중 20.4%에 달했습니다. 참으로 한탄스러운 일입니다.

한국사를 필수과목이 아니라 선택과목으로 지정한 현행 교육체계는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헐리웃 영화 '쥬라기 공원'에는 화석(化石)에 갇힌 모기의 피에서 6500만 년 전 공룡의 DNA를 추출해 당시 공룡을 재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역사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DNA가 역사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잘 알고 제대로 분석하면 과거를 오늘에 적용하고 내일을 대비하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려시대 서희 장군이 거란과 외교적 담판을 통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강동 6주(州)'를 얻었다는 그 사실은 오늘날 외교통상 분야에 큰 교훈을 줍니다.

또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배우고 현대 정치지도자와 비교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 국권침탈의 역사나 6·25 전쟁의 비극도 우리에겐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소중한 역사적 자산입니다.

이 때문에 역사를 과거의 버려진 유물 정도로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지나간 역사에 현재와 미래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사고력, 나아가 스토리텔링의 힘이 보태진다면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는 훨씬 커질 것입니다.

우리가 5000년 역사의 찬란한 유산을 물려받았으면서도, 정작 그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 안상수와 한나라당의 생각입니다.

최근 한나라당은 고등학교 국사 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또 각종 국가시험에 한국사를 반영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오늘 내가 (눈길에) 남긴 발자취는 뒷사람의 길이 된다"(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는 서산대사의 말씀처럼 앞으로도 한나라당은 선조들이 남긴 소중한 역사가 우리의 '길잡이'가 되도록 현행 역사교육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적극 앞장서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틀 뒤면 민족의 최대 명절 설날입니다. 그러나 전통시장은 설 대목임에도 강추위 때문에 장사가 여의치 않다고 합니다.

최근 저는 당 사무처 직원들에게 전통시장 상품권을 설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 관계자분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제수용품이나 설 선물을 가까운 전통시장에서 구입하시면 어떻습니까? 우리 모두의 작은 배려와 사랑이 모인다면, 아무리 힘든 상황도 함께 극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 안상수와 한나라당도 국민 여러분께 희망과 기쁨을 선물해드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귀향길 안전하게 잘 다녀오시고, 행복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설 명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새해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사랑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