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을 간다. 산넘어 산으로 옛길을 간다. 이 길을 가면 어디로 가는가. 이 끝은 어디메요?  가 보면 안다. 묻지 말고 가라. 그 길이 열린다. 무등산에서.  무등산 옛길이 1, 2구간에 이어 오는 24일 3구간이 열린다.

 광주 동구 산수동에서 원효사~서석대에 이르는 무등산 옛길 1, 2구간 11.87㎞가 지난해 10월 열렸다. 그 길에 이어 오는 24일 장원삼거리~덕봉~충장사~가사문화권까지 무등산 옛길 3구간 11.3㎞가 또 열린다. 

  1구간은 평지를 걷는 듯한 숲길로만 돼 있으며 설화 전설 이야기(황소걸음 길, 소금장수 길, 김삿갓 길, 장보러가는 길, 산장가는 길)가 있는 길이다.  2구간은 천혜의 자연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무아지경의 길이다. 3구간은 차량소음 없이 능선을 따라 전문 등산객이 선호할 나무꾼길과 숲, 계곡, 들판을 지나 가사문화권까지 연결하는 역사길로 역사체험, 정자문화체험, 농촌체험을 겸할 수 있다

무등산 옛길 3구간은 산수동 신양파크호텔입구 장원삼거리~덕봉~충장사~가사문화권까지 능선을 따라 옛날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다니던 길, 묘지가는 길, 마을 길, 농로 길 등 산발돼 있는 길을 찾아 역사유적지를 경유하면서 연결해 복원했다. 

이 구간은 차량소음이 없고 능선을 따라 적당한 경사가 있어 땀을 흘리면서 무등산 북부권을 바라보기 좋은 구간이다. 등산을 자주 하는 전문가라면 장원삼거리~덕봉~충장사에 이르는 나무꾼 길을 가보라. 언덕길이 적당하여 땀을 흘리며 갈 수 있는 곳이다.

가사문화권까지 걸어서 가는 역사길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충장사를 지나 풍망정에서 가사문화권으로 이어지는 길을 가보라. 숲과 계곡과 들판을 지나 중간 중간에 사촌 김윤제 제실, 풍암정, 백자도요지, 김덕령장군의 생가가 있고,  환벽당, 취가정 등을 비롯해 식영정, 소쇄원, 독수정 등 정자가 있는 길, 다섯 시간을 걸어 조선 500년의 역사를 만난다. 

또한, 3구간 역사길은 정철의 어린시절 스승인 사촌 김윤제와 환벽당에 얽힌 이야기, 충장공 김덕령장군이 태어나고 자란 충효동 지역에 숨겨진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광주가 왜  충절 의향인지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역사 공부를 하다보면 말하지 않아도 안다. 그래서 이 길을 걷다보면 눈물이 난다.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친 선열들의 넋이 느껴지기에 절로 운다. 그 마음이 들지 않으면 이 길을 걷지 말라.

 ‘무등산 옛길 복원사업’은 시민들에게 선조들의 옛 문화와 정취를 느끼면서 사색할 수 있는 색다른 산책길을 제공하고, 증심사지구에 75%의 탐방객이 몰리는 편중된 탐방수요를 분산, 무등산의 균형있는 이용을 통한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 2008년 12월부터 시행됐다.

복원사업은 무등산의 지형과 지세를 잘 알고 있는 공원사무소 현장근무 직원과 녹색일자리사업 인력, 공공근로자 등 40여명이 참여해 정비하고 최대한 기존 길을 찾아서 연결하는 방식으로 고사목이나 돌 등 자연부산물을 이용, 생태적으로 추진됐다.

 지난해 5월과 10월 개방한 무등산 옛길 1·2구간은 지난 6월말 현재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 등 외국인을 포함, 전국에서 탐방객 21만여명이 찾았으며,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생 견학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오는 24일 오전9시30분 강운태 광주시장과 관계기관, 산악회원, 일반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방식을 열고  청풍쉼터에서 환벽당까지 걷는 행사를 한다.  이날 행사는 시민 누구나 오전9시까지 청풍쉼터 광장으로 오면 참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언론사와 공동으로 옛길 걷기행사, 탐방기 공모 등을 통해 새로운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구간별로 이야기를 붙여 나가는 스토리텔링 작업 등 옛길 명품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임희진 무등산공원사무소 소장은 "1ㆍ2구간은 차도에서 가까운 평탄한 길인 반면, 3구간은 산길을 걷는 느낌과 무등산의 문화와 역사의 발자취를 동시에 느끼면서 가사문화권까지 돌아볼 수 있는 코스로 개발됐다"고 한다.

임 소장은 "지금까지는 가사문화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지만 도심에서 걸어서 정자문화와 역사유적지를 체험하며 탐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더욱 의미있다"고 한다.  이 길을 장생보법으로 천천히 걸어가면 풍광을 즐기며 역사를 알고 건강을 챙기니 일석삼조가 별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