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하나고, 귀는 둘인 이유는? 말하는 것보다는 잘 들으라고.

소통이 기업문화와 리더십의 주요 화두로 소통이 부각되고 있다. 소통의 출발은 말하는 것이 아닌 잘 듣기다. '경청(傾聽)'이 미덕이다. 超경쟁, 超스피드 시대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지도자가 자신보다 직위가 낮은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건 더욱 어렵다. 하지만 경청하지 않는 조직은 사기가 저하되고 생산성도 오르지 않는다. 이렇게 경청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효과적인 경청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쓴 미국의 스티븐 코비는 '공감적 경청(Empathic Listening)'을 제언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듣는 덕목을 강조한다. 수직적 상하관계를 중시하는 동양에서 지도자의 경청은 '듣기' 그 이상의 의미와 효과가 내포되어 있다. 리더의 경청은 귀로 듣고 공감하는 차원을 넘어 부하직원에 대한 신뢰를 쌓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청과 신뢰에 대한 보답으로 직원은 자발적 몰입을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장자(莊子)』'달생(達生)' 편에 나무로 만든 닭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목계(木鷄) 고사인데 목계는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닭이다. 그 해석에 따라 여러 가지 덕목을 찾을 수 있다. 그중 장인(匠人)의 의견을 경청하고 네 번의 기회를 준 주(周)나라 선왕(宣王)의 '경청 리더십'과 그 결과 최고의 명작을 만들어낸 장인의 자발적 몰입을 통해 리더의 경청이 이끌어내는 긍정적 파급 효과를 엿볼 수 있다.  

경청의 리더십이 이끌어내는 파급 효과는 크게 세 가지. 신뢰 형성, 기회 제공, 자발적 몰입이 그것이다. 리더는 경청을 통해 직원과 신뢰를 형성하고 그 결과 기회를 제공한다. 기회를 얻은 직원은 자발적 몰입을 통해 기대 이상의 노력을 쏟게 되고 그 결과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즉, 경청의 리더십은 신뢰-기회-몰입의 발전적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시작점이고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리더의 기본 덕목(德目)이다.  

최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수익사업 발굴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경청의 리더십은 신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결정요인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자원이 풍부하고 훌륭한 전문가가 많다 하더라도 리더가 그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비록 귀로는 듣지만 마음으로 신뢰하지 못해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리더가 원하는 쓸만한 투계(鬪鷄)는 만들 수 있지만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목계'와 같은 명작은 탄생시키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