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2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광복의병연구소 국제학술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이종걸 국회의원.

 

이종걸 국회의원은 지난 1월 12일 국학원 부설 광복의병연구소가 주최한 ‘신흥무관학교 100주년 기념 국제 학술대회-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새로운 한일관계 모색’ 개막식에서 축사를 했다.

이종걸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연평도 및 서해교전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다. 전 세계의 관심이 한반도에 쏠려 있는 이때에, 신흥무관학교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동아시아 평화의 해법을 모색해 보는 학술대회는 참으로 의미 있는 행사”라고 이번 학술대회의 의미를 정의했다.

축사의 전문(全文)은 아래와 같다.

금년은 우당 이회영 할아버님과 6형제의 가족 및 수행인원 60여 명이 중국 동북지방으로 망명하여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신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당 이회영 할아버님을 비롯하여, 성재 이시영 할아버지, 석오 이동녕 선생님, 석주 이상룡 선생님 등 여러 어르신들께서는 제국주의와 식민지배로부터 조국의 자주독립을 지키시고자 1910년 12월 엄동설한에 국경을 넘어 만주로 망명하시어 조국 독립을 위한 무장투쟁의 산실인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여 항일무장독립투쟁의 근간을 마련하셨습니다.

민족의 역사적 과제 외면하거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해결하고자
역경의 길 택하는 책임의식은 이 시대 지도자에게도 요구되는 덕목

우당 이회영 할아버님께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대표적인 어르신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민족의 역사적 과제를 외면하거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이를 해결하고자 고난과 역경의 길을 스스로 택한 그분의 높고 고귀한 책임의식 때문일 것입니다. 우당 이회영 할아버님의 이런 책임의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에게 더욱 요구되어지는 덕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당 이회영 할아버님은 약관(弱冠)이 지나면서부터 스스로 솔선하여 불평등한 봉건적 인습과 계급적 구속을 타파하려 하셨습니다. 봉건적 인습이 팽배해 있던 시기에 아전(衙前)과 노비(奴婢)등에 대한 차별적인 낮춤말을 평등한 높임말로 고치려 하셨고, 적서(嫡庶)의 차별을 없애고, 개가(改嫁)와 재혼(再婚)을 장려하셨을 만큼, 철저한 평화주의자이셨습니다.

이회영 선생, 차별과 구속을 타파하려 노비에게도 평등한 높임말 사용
국가간 완전한 독립과 평등 주장- ‘한․중․일 국제 평화 공동체’ 건설 추진

우당 이회영 할아버님은 각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주장하셨을 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완전한 독립과 평등의 권리도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국가 간에 상충되는 의견은 별도의 국제기구를 두고 토의와 합의를 통해 세계 평화를 이룩해야 한다고 보시고, ‘한․중․일 국제 평화 공동체’ 건설을 추진하셨을 만큼 국제적인 안목을 갖춘 어르신이셨습니다.

이러한 여러 면모에서 보듯이, 우당 이회영 할아버님은 ‘평화’를 지키시고 ‘평화’를 실천하시고자 삶을 송두리째 바치신 어르신이셨습니다.

지난해 연평도 사건 이후, 한반도에는 전쟁에 대한 염려와 불안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습니다. 6.25 참화이후, ‘평화’라는 단어가 이처럼 우리에게 절실한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은 100년 전의 상황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100년이 지난 오늘도 세계는 여전히, 약육강식의 이데올로기가 작용하고 있으며, 한반도는 세계 열강의 각축장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일간의 군사협정 체결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일본의 한국강점과 태평양 전쟁에 대한 반성이 전제되지 않고, 일본의 평화헌법이 엄존하는 이런 상황에서 한·일 간에 군사적 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은 현 정권의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을 의심하게 만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일간의 군사협정은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해 한반도 상황을 과거의 냉전시대로 되돌리는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 할 것이란 점도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로 볼 때, 한반도의 평화가 곧, 세계평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남․북을 비롯하여 동아시아 각국이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군사적 협정을 통한 ‘한․일 간의 위험한 협력과계’가 아닌, 상생과 화합을 전제로 한 ‘한․일간의 평화적 협력 관계’에 대한 발전적 대안들이 제시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새로운 담론들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실천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행사를 준비해 주신 (사)국학원 광복의병연구소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며, 축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