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가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를 바쳐서 무엇하나
속상한 일도 하도 많으니
놀기도 하면서 살아가세
니나노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얼싸 좋네  얼씨구 좋다
벌 나비는 이리저리 훨훨 꽂을 찾아서 날아든다


우리나라에 전해오는 평화의 노래 즉, 태평가의 첫 대목이다. 이 노래를 부르고 있노라면 '참으로 삶의 유형을 멋지게 표현했구나!'하는 감탄이 절로 난다. 사람들이 감정을 만들어 내는 패턴을,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을 이렇게도 명쾌하게 정리한 것이 정말 놀랍다.

필자에게 율려를 전수해 준 스승 일화를 소개하려 한다. 

 "1998년, 헤나스트롱 여사와 유엔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를 대표한다는 수많은 사람에게도 아직 풀지 못한 '인류와 민족, 가족과 자신'에 대한 숙제가 있는 법이지요. 겉으론 당당한 척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가 살아 있기 마련입니다. 스트롱 여사가 저를 소개했습니다.

 "이 분은 한국에서 오신 이승헌 선생입니다. 깨달음의 수련인 현대 단학을 창시하신 분이고 높은 수련의 단계에 도달해 있는 분입니다. "

순간, 사람들의 눈이 의혹과 호기심으로  뒤엉켰습니다. 그들이 가진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답이 혹시 제게서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많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전쟁, 마약, 종교, 성, 그리고 가족….' 거창하게 들리는 질문들이었지만, 나의 마음속에서 나오는 해답은 너무도 간단하고 명료했습니다.

 이제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응시하는 이들을 위해 키워드를 던져줄 차례였습니다. 저는 빙긋이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방법이 있습니다. 잘 노는 것, 잘 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

사람들이 잠시 어리둥절해했습니다. 그 사람 중에는 실망한 눈치가 역력한 사람도 있었고, 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대답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반응이 어떻건 간에 제가 알고 있는 진리는 바로 이 하나입니다. 세상의 많은 문제와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은 '잘 노는 것'입니다. 잘 노는 사람이야말로 조화로운 사람이고, 그럴 때 몸과 마음의 건강과 평화가 따르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깨달음의 진리는 율려를 통해 내려오는 것이니까요.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난 또 그런 진리를 말할 것입니다.

"제가 악기를 연주할 테니 신 나게 춤을 춰보시겠습니까? 자유롭게 움직여 보세요. 잘 놀면 모든 문제는 하나로 해결됩니다! "그 순간 나와 함께 한 많은 이들은 '율려'라는 치유법으로 말끔히 낫게 될 것입니다. 몸과 마음에 율려가 살아 있을 때 당신은 진정한 힐러가 될 수 있습니다."


 예로 부터 깨달은 선각자들이 공통으로  "잘 놀면 된다. 잘 놀면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된다."라고 자주 말씀한다. 신라 화랑의 교육 과목에도 상열가락 이라는 '잘 노는 과목'이 있다. 태평가 가사 속에는 평화를 찾는 방법과 힐러가 되는 방법을 잘 설명해 놓았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를 바쳐서 무엇하나. 속상한 일도 하도 많지만, 놀기도 하면서 살아가"란다. 이왕이면 "니나노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흥이나고 신명이 나도록 놀아라. 놀아도 얼빠지게 놀지 말고 얼씨하고 조화롭게 놀아라." 하신다. 그래야 벌 나비, 즉 천지기운이 놀러 와 그는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 되는 율려를 깨닫고 평화를 찾는다는 말씀이 들어 있다.

 그래, 한세상 바람처럼 구름처럼 가는 인생인데 한번 얼씨구 신명나게 한판 잘 놀다 가자. 그리고 민족에 잃어버린 신명을 다시 깨워보자.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하여 율려가 살아 있는 세상을 한번 만들어 봄이 옳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