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 껍질 시인 조재도 추석 명절인데도어머니는 밭으로 향하신다 한쪽 팔에 소쿠리를 끼고앞서 걸으시는 어머니의 몸빼바지가 헐겁다 울툭불툭한 돌자갈 길풀숲에 슬핏슬핏 내려앉는 고추잠자리 마을 초입 폐교된 국민학교 운동장에객지에서 온배구 하는 청년들의 함성 아득타 해직되어 직장도 없이자취하는 자식에게깻잎이랴 풋고추랴 반찬 만들어 보내려종종걸음 앞서가시는 어머니 가슴팍과 눈물마저 다 주어버린빈 우렁 껍질이여. 출처 : 조재도 시집 《어머니 사시던 고향은》(열린서가, 2023)에서. 저자 조재도 시인 소개 조재도 시인은 1957년 충남 부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현재까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관련 선거사범 총 1,167건 1,681명을 단속하여 46명을 송치하고, 167명 불송치(불입건) 종결하였으며, 1,468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범죄유형별로는 허위사실유포 669명(39.8%), 현수막·벽보 훼손 227명(13.5%), 금품수수 172명(10.2%) 순으로 나타났다. 수사 단서별로는 고소·고발 1,031명(61.3%), 신고 277명(16.5%) , 진정 129명(7.7%)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수사본부는 선거일을 기준으로 2020년에 실시된 ‘제21대 국회의원
울 곳 시인 조재도 울고 싶은데울 곳이 없다 옹이 많은 어머니는속상할 때논두렁 가 개망초 꽃밭에서앉아 있다 오셨다 어머니 눈이 빨개져 있었다. 출처 : 조재도 시집 《어머니 사시던 고향은》(열린서가, 2023)에서. 조재도 시인 소개 조재도 시인은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어려서 청양으로 이사해 그곳에서 성장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전학 가 홍익중학교와 서라벌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7년 공주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다. 1981년 졸업과 함께 대천고등학교에서 근무한 이후 1985년 지 사건에 이어
분꽃 시인 조재도 못난 얼굴들이 사진 속에 들어 있다빛바랜 벽지 못대가린 녹이 슬고파리똥 액자 속에마당 가 화단에 분꽃도 피어 있다 한 가족 언제부턴가 따로 떨어져눈앞의 그리움으로 오는 얼굴들 이백만 원 빚 얻어 밥이나 굶지 마라 떠나보낸둘째 녀석이고속버스 안내양으로 취직하여털쉐타 부쳐 온 스무 살 난 딸년이추녀 끝 빗방울에 소슬히 맺혀 있다 이제나저제나 함께 모일 날 헤아리며비 오면 흙일 잠깐 손에 놓고 성근 베 가르시며한 올의 실낱으로 그리움을 이어가는 어머니 마당 가 유리병 박아 만든 꽃밭비에 젖어 분꽃 흔들리는데요즘 세상 애
슬픈 인화(印畫) 시인 조재도 어둑새벽빈속에무 한쪽 저며 먹고풀대궁처럼야윈 어머니알무릎 세워서리서리 이어가는가늘은 삼줄. 출처 : 조재도 시집 《어머니 사시던 고향은》(열린서가, 2023)에서. 저자 조재도 시인 소개 조재도 시인은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어려서 청양으로 이사해 그곳에서 성장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전학 가 홍익중학교와 서라벌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7년 공주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다. 1981년 졸업과 함께 대천고등학교에서 근무한 이후 1985년 지 사건에 이어 1989년 전교조
그믐달 시인 조재도 마디마디 구릿빛 손마디에끼인 어머니의 금반지 고단한 농사일에둘레 한쪽 일그러져그믐달처럼 이지러져철렁 내려앉는 내 가슴에자옥자옥 번지는알싸한 슬픔. 출처 : 조재도 시집 《어머니 사시던 고향은》(열린서가, 2023)에서.
꽃자리 시인 조재도 뒤울안감나무 앵두나무 라일락 나무아침부터 어머니풀을 매신다 뭘 거기까지 매고 그러세요, 하자조금 있으면 꽃 떨어질 텐디꽃자리 봐 주면 좋지 않간 아, 꽃자리꽃 질 자리 꽃을 피우는 건 나무의 마음이지만꽃 질 자리 봐 주는 건사람의 마음 어머니 손길이 다녀간 곳환한 그늘에 소복이 떨어질감꽃 본다앵두꽃 본다. 출처 : 조재도 시집 《어머니 사시던 고향은》(열린서가, 2023)에서. 저자 조재도 시인 소개 조재도 시인은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어려서 청양으로 이사해 그곳에서 성장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서
어머니의 부엌 시인 조재도 대낮에도 어머니의 부엌은 어두컴컴하다질그릇 빛 그늘에 깊이 잠겨 있다 아침 해 발끈 떠 방안에 환히 비쳐올 때달고 슴슴한 밥 짓는 내음이문틈을 헤집고 올라도 오던 곳 솥뚜껑 여닫는 솰그랑 소리똑똑똑 마늘 다지는 분주한 소리먹이고 거두느라 노역의 나날 끊일 새 없던그곳에서 나는 여러 번 보았다 매캐한 솔가지 연기 가슴 앞섶에 스미면눈 깜작이며 지우던 눈가의 물기를수심의 빛 눈썹 끝에 서려재처럼 가라앉던 긴 긴 한숨을 귀 떨어진 종구락과 김칫독이 놓여도 있던 곳찬장 밑 생쥐가입가심할 무 조각 물어도 가던 곳
설날 아침 시인 조재도 닭 국물에 나부족히 썬 떡국을 한 사발 먹고 세배하러 가는 길, 고샅엔 눈 쓸은 대빗자루 자국이 선명하기도 하였다. 감나무며 호두나무 가지에 걸어놓은 시래기 단에서 쌓인 눈 제풀에 풀풀 떨어지고, 외갓집 함석 대문을 밀고 들어서면 벌써 토방엔 신발이 그들먹하였다. 객지에서 명절 쇠러 온 사람들이 개다리소반에 돼지고기 찌개를 놓고 동동주를 마시고, 수염 허연 외할아버지가 돋뵈기를 쓰고 등을 구부린 채 토정비결을 보았다. 가느스름히 눈을 뜨고 구릿빛 손마디로 글자를 짚으며 점괘를 읽으면, 일순 방안이 조용하기도
고사리 시인 조재도 집집마다 보일러를 놓아산이 우거져고사리도 쉬 꺾기 어렵게 되었다고어머니는 걱정이시다 고사리도 아무 데나 나는 게 아니라고산골짜기 어디쯤많이 나는 곳이 있다고그곳을 알고 있는데바빠서 통 갈 틈이 안 난다고고추밭 비닐을 덮으며어머니는 걱정이시다 고사리가 많이 나는 곳을알고 계신 어머니는그새 누가 꺾어 가지 않았는지그게 걱정이시다. 출처 : 조재도 시집 《어머니 사시던 고향은》(열린서가, 2023)에서. 저자 조재도 시인 소개 조재도 시인은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어려서 청양으로 이사해 그곳에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