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5월 햇살 아래 곡성 섬진강 강변 나지막한 숲속 야생차밭에서 파릇한 생명력으로 기름 바른 듯 매끈하게 빛나는 찻잎이 쌓였다. 이른 아침 우리의 천년 차향을 체험하고 즐기기 위해 모인 이들이 정성스레 한 잎 한 잎 따 모았다.예사 찻잎이 아니라 ‘1창槍 2旗’라 해서 창처럼 뾰족한 1개의 중심부를 깃발처럼 펼쳐진 2개의 잎이 감싼 형태이다. 4월 20일 곡우를 전후로 여린 첫 찻잎을 따 우전차를 만드는데 5월이면 좀 더 자라 1창 2기로 딴 찻잎이어야 우려냈을 때 모양도 곱고 차의 성분도 고루 우러난다고 한다.이는 (사)남도정
우리 공교육 현장에서 학교폭력, 교권 침해 등 문제가 제기되면서 학생도 교사도 힘겨워하는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학교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나 교권 보호를 위한 조치만으로 해결될 것인가. 지난해 어린이날을 앞두고 발표된 ‘2021년 한국 어린이, 청소년 행복 지수’는 OECD 22개국 중 22위 꼴찌였고, 국제 아동 삶의 질 조사에서 만 10세 이하 아동 행복도 순위도 35개국 중 31위였다. 아이들의 진정한 스승이 되고자 인성교육을 공교육 현장에서 실천하는 홍익교원연합 교사들은 바로 여기에 문제의 깊은 뿌리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는 행복한 학교를 꿈꾸는 교사들이 펼치는 인성교육. (시계방향으로) 스승의 날마다 학생들에게 마음을 담은 선물을 하는 홍익교원연합 교사들, 국학기공의 체덕지 교육, 매일 아침 선생님과 함께하는 맨발걷기. 사진 홍익교원연합. 아동‧청소년 행복 지수, 삶의 질과 학교폭력과 연관성은? 김진희(초) 학교에서 아이들이 왜 그런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었는가 사실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나요?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잖아요.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자신감, 자존감이 떨어지고 학업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좋은 정보와 지식으로 인성교육을 한다 해도 행복하지 않고 거친 정서를 가진 아이들의 뇌에는 어떤 정보도 입력되지 않습니다. 인성교육 이전에 정서부터 바꾸고, 그다음에 인성교육을 하고 삶에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하죠. 한순열(중) 예전에는 인성교육을 하느냐 마느냐가 교사의 선택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처럼 통솔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성교육은 교사의 생존 문제가 되었어요. 기존 인성교육에서 느끼는 한계는 무엇인지 한순열(중) 2012년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세월호 사건 이후 인성진흥교육법이 발효되었지만, 실제 중등에서는 인성교육을 강조해서 실행하지 않아요. 지식교육, 입시교육에 밀려 거의 안 되고 있죠. 인성교육진흥법 제정 초기에는 공문마다 ‘인성’이 강조되었지만, 지금은 ‘생태전환 교육’이 트랜드가 되었죠. 교육이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우리 교육계는 인성에서 혁신, 생태전환 교육, 미래교육으로 계속 트랜드가 전환되는 걸 우리 눈으로 보고 있죠. 김진희(초) 인성교육진흥법 초기에는 예산도 배정되고 인성교육 시수를 얼마나 이수했는지 강하게 점검했지만, 지금은 인성교육 시수 확보 자체가 없어졌어요. 체계적인 인성교육은 없고, 전 교과과목에서 사회성, 배려, 존중과 같은 인성 요소를 녹여내라고 합니다. 생활 속에 스며서 하라는 것인데 교사가 분명한 의지와 철학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죠. 빡빡한 수업시수 안에서 실질적으로 행동과 태도의 습관 변화가 일어나는 인성교육이 사실상 어렵죠. 인성교육의 필요성은 계속 제기되는데 학교 교육이 트랜드화되고 있다 권명진(고) 인성교육을 한다기보다 학교폭력 예방 차원의 교육을 인성교육이라고 합니다.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거죠. 책임소재가 없는 셈입니다. 게다가 학부모도 내 아이가 학교폭력을 당하지 않고 대학에 잘 가는 게 교육목표이지 인성교육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학교와 학부모가 인성교육에 관심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죠. 한순열(중) 초등학생 부모님께 인성 좋은 아이와 성적 좋은 아이 중 선택하라면 당연히 인성이라고 말은 하지만 글쎄요. 중‧고등학생 부모는 갈등하겠죠. 표면적으로는 인성이라고 하지만 내면에서는 다 성적이죠. 권명진(고) 입시와 가까우니 아무래도 고등학교 부모님이 가장 성적중심이시죠. 그리고 제가 학년 부장을 할 때 학년 전체에 인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추진하려고 했지만 예산 편성 자체도 안되어 있었고, 계획수립도 형식적이었어요. 김진희(초) 초등의 경우 교사들이 협의해서 ‘꿈꾸는 교실’ 등 여러 시도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교사들이 인성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적극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와 시스템을 만들어주고 격려하고 드러내 주어야 하는데 예산 문제 등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혀 사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현장의 실태와 진정한 인성교육, 행복한 학교를 위한 간담회를 하는 교사들. (왼쪽부터) 교사경력 29년차 김진희 수석교사(서울 온곡초), 교사경력 29년차 한순열 학년부장(경기 안양서중), 교사경력 21년차 권명진 수석교사(경기 전곡고). 사진 강나리 기자. 실효성 있는 인성교육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김진희(초) 공감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인지적 인성교육은 필요하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 지금 스트레스 속에서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실효성이 크지 않습니다. 또, 청소년기 아이들이 자기 정서가 잘 조절되지 않는 것은 성장 과정에서 당연하고요. 그렇다면 먼저 긍정적이고 따뜻한 정서를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좋은 정보에 뇌가 반응할 겁니다. 그러한 기반 위에서 우리 아이들이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습관, 생활 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실효성 있는 인성교육은 아이 안에 숨어있는 순수한 마음을 깨우는 것이죠. 권명진(고) 그래서 제안하는 것은 지덕체智德體가 아니라 체덕지體德智 교육입니다. 무기력한 아이한테는 어떤 이야기도 전달이 안 되겠죠. 먼저 신체활동부터 해서 몸에 에너지를 충전하면 활력이 살아나고 의욕과 자신감이 생기겠죠. 그다음에 가슴이 열리면 아이는 행복해지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것이 발전해 본래 가진 순수한 마음을 체험하면서 무엇이 진정으로 나와 모두가 행복한 선택인지 알게 되고 그것을 실천할 힘이 생기죠. 그것이 우리 교육기본법의 이념인 홍익인간 인성교육이 아닐까요? 한순열(중) 제대로 한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배우러 오는 꿈도 꾸어봅니다. 인성교육의 중심국가가 되었으면 해요. 학생이 학교폭력을 저질렀을 때 처벌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더 중요한 건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따뜻한 학교 문화, 학급문화가 만들어져야죠. 그렇다면 각자 학교 현장에서 시도하는 인성교육 방법은 무엇인지. 한순열(중) 우리 학교에서는 인사 관련 이벤트를 합니다. 요즘 학교에서 수업을 시작하고 마칠 때 인사를 잘 하지 않아요. 학생들도 필요성을 못 느끼고 교사들조차 인사를 유도할 만큼 의지를 안 내죠. 그래서 매년 3월 학교에서 ‘사랑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수업 전 “차렷! 입가에 미소, 사랑합니다”라고 활짝 웃으며 서로 인사를 주고받죠. 한 달간 하니까 아이들은 복도를 지날 때도 선생님을 보면 ‘사랑합니다’라고 합니다. 교장 선생님도 매우 흡족해하면서 외부 손님이 올 때마다 자랑하시죠. 권명진(고) 젊은 선생님은 경례하는 게 일제 군국주의 유산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건 형식이 아니라 표현과 세레모니 속에 감사한 마음, 교류하는 느낌이 전해지는 것인데 말이죠. 한순열(중)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하죠.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릴 만큼 예절을 중시했어”라고 하고, 제가 좋아하는 게송 중 ‘예절은 사랑받는 비결’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예절은 어른에게만 하는 게 지키는 게 아니라 친구에게도 지켜야 사랑받을 수 있어. 길에서 마주친 개에게도 예절을 지켜야 물리지 않겠지? 꽃에게도 모두에게도 예절을 지켜야 네가 사랑을 받는 거야”라고 말하면 금방 이해하고 기꺼이 합니다. 김진희(초) 학생들을 충분히 이해시키고서 하는 게 중요하죠. 그냥 하라고 하면 누가 기꺼이 하겠어요. 교사가 아이들과 소통하고 보듬는 능력이 필요해요. 권명진(고) 저도 항상 학급에 들어갈 때는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 인사로 시작하고 “감사합니다”로 마무리합니다. 인사만 꾸준히 해도 학급 분위기가 달라지죠. 그리고 ‘Love Myself’를 모토로 간단한 몸풀기 체조와 명상을 하는데 학생들의 몸과 마음이 유연해지고 편안해지는 걸 느낍니다. 방과후 수업으로도 개설하고요. 온라인으로는 40분씩 아침체조와 명상을 하는 '온라인 아침수련'을 운영해 선생님들과 교류합니다. 한순열(중) 인사한 후에는 수업 전 5분간 뇌를 깨우는 체조를 한다든가 50초 동안 자기 호흡수를 세는 명상을 하죠. 또 ‘체인지 성장노트’라고 해서 체조를 할 때 나의 몸 상태가 어떤지 ‘체’에다 적고, 자기 칭찬하기를 ‘인’에, 몇 룩스로 생활할 건지 의식의 밝기를 선택해 ‘지’에 적게 합니다. 매일 수업 시간마다 하니까 학생들이 자기 존중감이 높아지고 긍정적인 분위기도 만들어지더군요. 그렇게 1년이 지나면 절로 인성이 바른 아이들이 되어 있어요. 김진희(초) 매일 시간마다 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꾸준히 반복해서 행동이 바뀌고 그걸 체험할 때까지 하는 게 인성교육인 거죠. 저는 5~6학년을 대상으로 마음 근력기르기 국학기공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어요. 아침 8시~8시 40분에 기공체조와 명상으로 활기찬 몸과 따뜻한 정서 만들기를 하고 있죠. 교사동아리도 매주 1회씩 운영해 선생님들의 몸과 마음 관리를 하고 있고요. 전에 아파트 경비원 갑질 사건이 있을 때는 아이들과 쿠키와 과일 컵을 만들어 학교주변 경비실을 다니며 경비원 아저씨들에게 전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좋은 일을 기획해 실천하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아이들이 어른스러워지는 걸 봅니다. 교사의 역할 바뀌어야…자기를 사랑하려면 지금 연습해야 할 건강, 행복, 학습루틴과 도전을 삶 속에서 가르쳐 인생의 멘토가 되어야 인성교육이 효과적으로 되려면 교사의 역할과 사기진작이 필요한데. 한순열(중) 이제는 교사가 삶에 필요한 것을 가르치는 역할로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인생에서 중요한 게 무엇이고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지, 그리고 자기를 사랑하려면 지금 어떤 것들을 연습해야 하는지 알려주어야죠. 건강 루틴, 행복 루틴, 학습 루틴 이런 습관 만들기부터 도전 활동 등을 통해 삶 속에서 가르쳐주는 게 진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죠. 그런 교사가 진정으로 존경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권명진(고) 미래 사회를 준비해야 할 챗GPT 시대에 교사의 역할이 더이상 지식전달자여서는 안 되겠죠. 컨설턴트이자 인성교육자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인성교육을 학원에 서 하진 않잖아요. 김진희(초) 공교육의 공공성을 진정으로 높이는 길이 되겠죠. 그래서 학교 현장에는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인성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교사의 훈련도 필요합니다. 이게 근본적인 인성교육 대책이 아닐까 합니다.
정부는 지난 11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를 선언해 첫 확진자 발생 후 3년 4개월 만에 공식적인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을 맞았다. 코로나 19는 수많은 사회 변화를 가져왔는데 특히, 학교 현장에 큰 변화를 일으켰고 후유증을 남겼다. 지금 학교 현장은 코로나19 후폭풍을 맞고 있다고 한다. 20~30년간 경력의 베테랑 교사로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실현해나가는 홍익교원연합 초‧중‧고 교사들과 꾸준히 제기되는 학교폭력, 인성교육, 교권 회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교육계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인성교육, 교권침해에 관한 간담회를 하는 교사들. 왼쪽부터 김진희 온곡초 수석교사, 한순열 안양서중 학년부장, 권명진 경기 전곡고 수석교사. 사진 강나리 기자. 인터뷰에 참여한 선생님은 김진희 교사(경력 29년, 서울 온곡초등학교 수석교사)와 한순열 교사(경력 29년, 경기 안양서중학교 학년 부장), 그리고 권명진 교사(경력 21년, 경기 전곡고등학교 수석교사)이다. 지금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김진희(초) 코로나 팬데믹으로 등교하지 않은 2년여 공백기 동안 학교 시스템에 적응할만한 시간이 없던 아이들은 생활 습관이 무너지고, 교류가 안 되면서 사회성이 많이 떨어졌어요. 코로나 기간 줄었던 학교폭력이나 아이들 간 분쟁도 2배로 확 늘었죠. 작년에는 진짜 어마어마했고, 지금도 조금씩 늘고 있어요. 그나마 고학년은 말로라도 통솔할 수 있는데 1, 2학년은 산만한데 말도 통하지 않아 담임교사들이 무척 고생합니다. 지난해에 수석교사로서 컨설팅 요청이 왔어요. 1학년 교실에 가보면 아이들은 정신없이 떠들고, 경력이 짧은 선생님은 앞에서 앉으라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쉬는 시간에 흩어진 아이들이 교실로 돌아오지 않아 교장, 교감 선생님까지 동원되어 한 명씩 찾으러 다니는데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힘든 시기예요. 권명진(고) 중‧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코로나 이후 아이들의 생활 태도가 많이 달라졌어요. 지인 중 담임을 맡지 않은 부장 선생님이 후배 담임교사의 반을 들어가서 보면 너무나 참담하다고 해요. 담임 선생님은 힘들어하고 아이들은 천방지축이고. 저런 데서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 선배로서 뭔가 코칭을 하려 해도 도저히 엄두가 안 나서 절망감을 느꼈다고 해요. 올해 전근한 학교는 인문계 7학급, 실업계 3학급으로 구성된 종합고등학교인데 실업계 학생들의 생활 태도가 좀 달랐어요. 지각, 조퇴, 결석 등 근태를 철저하게 관리하는데 3~4월 두 달 동안 여러 번 근태 규율 위반으로 학교 선도대상으로 올라간 경우가 벌써 40명입니다. 성적이 안 돼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자존감이 낮은 편이어서 조금만 자기한테 섭섭하면 무시당했다고 여기죠. 생활 태도 때문에 지적해도 선생님에게 차별받는다고 반감을 갖기도 합니다. 학생들 간에도 서로 존중하기보다 마음에 안 들면 손부터 나가고 보는 일이 있죠. 한순열(중)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코로나 후유증이 발현되는 시기라고 느껴집니다. 중‧고등학교는 결국 학습의 문제인데 초등학교는 생활의 문제가 되다 보니 선생님들이 더 힘들다고 합니다. 김진희(초) 맞습니다. 제 남편도 지금 초등 1학년 담임을 맡고 있고, 1, 2학년 가르치는 걸 무척 좋아했는데 올해는 너무나 힘들어합니다. 학기 초인데 동 학년에서 벌써 한 분은 병가, 한 분은 명예퇴직하셨다고 하더군요. 최근 드라마 ‘더 글로리’를 통해 학교폭력 문제가 더욱 조명받고, 연예계‧스포츠계‧정치계에서도 계속 이슈가 됩니다. 교사입장에서 어떻게 보는지 김진희(초) 학교폭력이 대다수는 아니고 극소수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죠. 그런데 그것이 마치 학교에 만연한 것처럼 비치는 건 굉장히 염려스럽습니다. 그렇게 되면 강하게 처벌해서 근절시켜야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거든요. 처벌에 초점이 맞춰지면 이런 일이 왜 생기는지 근본 원인과 어떻게 사전에 막을 수 있는지에 에너지를 쏟기보다 일단 막고 보자는 방향이 되어버리니까요. 교사경력 29년 차 김진희 수석교사(온곡초). 아이의 스승이 되자는 모토로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들의 단체인 홍익교원연합 소속. 사진 강나리 기자. 한순열(중) 자극적으로 표현한 부분이 많지만, 드라마를 통해 사회 교육을 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할 수 있어요. 사회 전반에 학교폭력은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자라는 청소년들은 지금 내가 한 실수가 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피해가 성인이 되어도 트라우마로 작용한다는 걸 인식하더군요. 학생 생활지도를 할 때 훈계하기보다 ‘더 글로리’ 이야기를 하면 학생들에게는 훨씬 더 피부로 와 닿게 느끼더군요. 권명진(고) 학교에서 예방 교육도 의무적으로 하고 있어 아이들이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있어요. 이런 행동을 하면 처벌을 받고 학교를 그만 다닐 수도 있다는 걸 아니까 조심합니다. 드라마에서 나오거나 이슈화된 사건 같은 경우는 흔하진 않죠. 학교폭력이나 아이들 간 분쟁에 대한 경험을 부탁합니다. 권명진(고) 재작년에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한 아이가 있었는데 학교폭력으로 학생부(학생생활기록부)에 정학 5일을 기재되니 1년 내내 그 일을 끌고 난리가 났어요. 결국 학생이 불복해서 소송이 제기되었는데 패소했고, 서울대도 1차까지 붙었다가 2차는 떨어졌어요. 그 과정에서 학생들, 학부모, 선생님까지 파탄입니다. 가해 측은 처벌이 크니 인정하지 않고, 피해 학생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고 하고 학교 현장이 피폐해지고 서로 상처만 남는 상황이 초래되었죠. 김진희(초) 학교에서 어제도 성폭력 관련해서 학생이 117에 신고를 했어요. 신고 사유는 물건을 건낼 때 손이 스쳤다, 내가 팔을 들었는데 겨드랑이를 쳐다봤다. 배꼽이 보이는데 유심히 봤다는 것입니다. 민감한 사안인데 평소에 좀 어리바리한 남자아이였어요. 몇몇 아이들이 계속 몰아가면 그렇게 만들어질 수도 있어요. 교육부가 지난 4월 12일 학교폭력 무관용을 원칙으로 학교폭력 종합대책을 내놓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권명진(고) 현 상황에서 나름대로 애쓴 정책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현장에서 소송 남발이 우려되고 가해와 피해 학생을 가리기 힘든 상황에서는 억울한 사람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2024년 대학 입시부터 반영되니 이번 계획안에 가장 민감한 것은 고등학교예요. 생기부에 불리한 기록이 남으니 학생들도 조심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과 상관없는 학생들도 반 이상은 되죠. 대학진학에 관심 없고, 요즘은 대학에 다 갈 수 있으니 개의치 않는 학생도 있습니다. 교사경력 21년차 권명진 수석교사(경기 연천군 전곡고).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홍익교원연합 소속. 사진 강나리 기자. 한순열(중) 일단 무리 지어 습관적으로 아이들을 괴롭히고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들은 조심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죠. 급한 불을 꺼야 하니까 우선 나온 대책인데 후속이 나오지 않으면 종이호랑이가 돼버릴 겁니다. 시민단체나 이런 데서는 계속 여론화를 하고 공청회도 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합니다. 인성교육진흥법이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예방적 인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김진희(초)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가해자, 피해자 구분이 잘 안 되고, 들여다보면 가해자가 이전에 피해자였던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민원의 소지가 크죠. 6개월 또는 1년 넘도록 처리 결과가 안 나온 채로 아이들이 졸업하거나 학년이 올라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어요. 가장 큰 문제는 중재해서 갈등을 풀어내는 걸 도와줄 수 있는 구조가 제대로 안 되어있는 것입니다. 가해 학생이 처벌받는다고 해도 서로 피해의식이나 원한 같은 감정의 찌꺼기가 오래 남아 양측 모두에게 안 좋죠. 이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중재하는 사회 시스템이 절실합니다. 교사가 체감하는 학교폭력의 실태는? 김진희(초) 소위 ‘일진’이라고 무리 지어 일방적으로 폭행하거나 집단 패싸움을 하는 사례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의 심리가 자기가 그동안 억울하게 당했던 것들은 누군가를 대상으로 해서 쏟아붓는 느낌입니다. 부모나 사회로 받은 정서나 육체적 폭력, 차별이나 원한, 자기 안의 열등의식 등 수많은 스트레스를 남을 통해 해결하려는 거죠. 그래서 더욱 잔인해지지 않았나 합니다. 한순열(중) 예전에는 소위 노는 아이들, 불량스러운 아이들이 폭력을 많이 행사했다면 지금은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한 학급에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약물복용을 하는 아이들이 2~3명씩 될 정도입니다. 김진희(초) 예. 초등도 2~3명씩이죠. 한순열(중) 그런데 드러나는 경우가 그렇고 부모님들은 숨기려 하니 더 많을 겁니다. 그렇게 정서 조절이 안 되고 특히 분노 장애로 인해 이성이 딱 마비되는 상태에서 더 폭력적으로 행동할 여지가 많습니다. 교사경력 29년차 한순열 학년부장(경기 안양서중).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모임인 홍익교원연합 소속. 사진 강나리 기자. 학교폭력 해결 과정에서 교사의 역할은? 권명진(고)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담당하는 선생님이 별도로 사안조사를 해요. 경위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말이 달라지고 가해자, 피해자가 달라지는 등 여러 이해관계 때문에 일단 차단을 합니다. 담임 선생님이 섣불리 개입했다가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죠. 김진희(초) 사안이 경미해서 서로 사과하는 경우는 담임이 그 자리에 입회해서 해줄 수 있지만, 담당 교사가 처리를 끝내는 게 정식 수순 이죠. 그렇게 시스템으로 만들어져 객관화하는데 문제는 둘 사이에서 충분히 이야기가 오가면서 중재할 단계가 없는 거죠. 경남이나 서울 등에서는 학교폭력 중재지원단이 있어 심리상담사나 정신과 전문의 등 외부 인사가 선정되어 가해 학생, 피해 학생 간 갈등 조정 또는 양측 부모님 간 갈등 조정과 치유 등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전남은 전담 공무원을 추가로 선발하겠다고 했고, 경남은 센터화한다고 들었어요. 한순열(중) 일단 학교폭력 사건으로 올라가면 처벌받을 수 있으니 서로 자신의 피해와 입장을 확실히 증명해야 하니 화해보다는 반드시 싸워서 이겨야 하는 상황이죠. 김진희(초) 교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교육청으로 학교폭력 사안이 이관된 건데 학교에서 처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고 교육청이나 센터에서 하는 것도 확실한 문제해결은 아닌 것이죠. (2편 계속: 무너진 교권 회복, 교사의 역할과 위상 달라져야)
초등 4학년인 재희(남)는 공부를 무척 싫어한다고 합니다.“고집이 세서 제 말을 안 들어요. 공부를 스스로 하는 게 없어요. 하루종일 빈둥거리고 놀다가 ‘이제 숙제 좀 해야지!’라고 이야기하면 뚱해져서 자기 침대에 올라가서 말도 안 하죠. 결국 혼을 내야 책상 앞에 앉으니 매일 매일 전쟁입니다. 문제집도 앞부분만 슬쩍 풀고 ‘다 했어’라고 하구요. 그리고 뭐든지 기다리지를 못하고 당장 사야 하고, 당장 해야 해요. 그러고 나서 후회도 많이 합니다.형은 제가 말로 하면 이해하고 기다릴 줄 아는데, 애는 도통 그러지를 않아요. 제가 자
도무지 풀리지 않는 감정과 문제들, 심한 몸살도 잘 자고 일어나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며 생각이 명쾌해져 해결 방안을 찾게되는 경험을 한다. 잠은 내 뇌 안에 가득 쌓인 감정의 쓰레기통을 비우고 몸을 회복하는 소중한 우리 몸속 의사이다.글로벌사이버대학교 명상치료학과 이재호 교수는 “수많은 수면 연구결과 숙면을 하면 면역력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얼굴과 몸이 젊어진다. 아울러 기억력과 창의력이 높아지고 감정조절도 잘 되어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숙면의 가치를 말했다.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
새콤달콤 맛과 아작아작한 식감이 매력적인 도라이 오이무침 비빔밥. 사진 백연지 시민기자. 비건 음식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비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도 다르겠지만, ‘고기는 맛있고 채소는 맛이 없다’는 편견도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비건 지향을 시작할 때 저 역시도 요리와도 거리가 멀었고 바쁜 일상으로 배달시켜 먹기 일쑤였고 세끼 내내 고기를 꼭 먹고 좋아하는 저였기에 정말 뭘 어떻게 먹어야 할지 한동안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매일 라면 라면 라면, 비건 초기에 비건 라면만 먹거나 혹은 집 근처 비건식당을 찾아갔습니다. 가까운 비건 지인이 평소에 주로 요리를 해 먹는 걸 보고 저도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물론 사 먹는 것이 편하지만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고, 뚝딱 뚝딱 금방 맛있는 걸 만들어 내는 그 친구가 멋져 보이고 재밌어 보이기도 했거든요. 비건 지향 이전엔 비건이라는 인지가 없이 먹었기 때문에 모르고 먹던 비건 음식은 생활 속에 꽤 많았는데요. 그중 오늘 만들어 볼 도라지 오이무침도 뭘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되는 비건 음식입니다. 백색 설탕인지만 확인한다면 말이죠. (1편 참조) 새콤달콤 아작아작한 식감으로 묵은 스트레스를 날려줄 도라지 오이무침. 폐와 기관지에도,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도라지로 무침 만들러 가봅시다! - 준비해줍서(재료) 깐도라지 100g, 오이 1/2개, 대파 조금 도라지 오이무침 주재료. 사진 백연지 시민기자. - 양념재료 고춧가루, 간장, 식초, 천일염, 매실청, 고추장, 다진마늘 도라지 오이무침 양념재료. 사진 백연지 시민기자. - 손질 TIP 도라지는 자신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세요. 쓴맛을 지닌 도라지는 설탕 1, 식초 1, 소금 1 비율로 미지근한 물에 녹인 후 도라지를 넣고 바락바락 씻어줍니다. 이때 쓴맛이 빠지고 여려져서 더 먹기 좋아요. 쓴맛 나는 도라지 손질 꿀팁. 쓴맛은 사그라들지만 영양분을 고스란히 살린다. 사진 백연지 시민기자. - 조리순서 1. 껍질을 벗긴 도라지는 너무 길지 않도록 썰어주고 두꺼운 부분은 칼집을 한번 내어주세요. 2. 천일염1 식초1 설탕1 비율로 미지근한 물을 부어 소금물을 만들고 도라지를 넣어 바락 바락 주물러주는 이 과정을 거쳐주면 도라지 쓴맛이 싹 날아가지만, 그 안에 든 영양분은 고스란히 남습니다. 새콤달콤 아작아작 도라지무침 레시피. 사진 백연지 시민기자. 3. 도라지를 건져 체에 받쳐 줍니다. 소금과 설탕, 식초를 넣은 물에 바락바락 주물러 준 도라지는 체에 받쳐 물기를 빼준다. 사진 백연지 시민기자. 4. 오이를 어슷썰기하고, 대파는 반으로 갈라 잘게 썰어주세요. 오이는 어슷썰기, 대파는 반으로 갈라 잘게. 사진 백연지 시민기자. 5. 다시 소금1 설탕1 식초1 비율로 오이와 도라지를 20분간 절여줍니다. 절인 뒤에는 물기를 꽉 짜주세요. 6. 그동안 양념장을 만듭니다. 보통 고춧가루 3, 간장 1, 고추장 반 숟가락, 다진마늘 1, 설탕 1, 매실청 1, 식초 1 숟가락 비율로 하면 됩니다. 8. 보울에 도라지와 오이, 대파를 넣은 후 만들어 놓은 양념장을 붓고 버무려 주세요. 물기를 짠 오이와 도라지는 양념장을 붓고 버무려 준다. 사진 백연지 시민기자. 9. 나중에 먹을 도라지 오이무침은 통에 담아두고, 보울에 도라지 오이무침을 조금 남기고, 뜨끈한 밥과 참기름 통깨를 뿌려 야무지게 비벼줍니다. 이때 굴러다니는 토마토가 있다면 같이 넣어 비벼주세요. 된장찌개와 함께 먹으면 맛이 훨씬 깊어지고 기분 좋게 맛있습니다. (위) 완성한 도라지 오이무침. (아래) 도라지 오이무침 비빔밥. 토마토를 첨가하고 된장찌게와 먹는다면 금상첨화. 사진 백연지 시민기자. 블로거 '비건 입동동'으로 활약하는 백연지 시민기자. ‘비건입동동’ 제주에 살고 비건 식당에서 일하는 비건 지향 3년 차입니다. 시작하는 비건 지향자들을 위해 소소하게 비건 집밥 레시피와 비건 맛집 소개, 비건관련 정보를 SNS에 공유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활력을 충전하는 건강법으로 명상이 사랑받고 있다. 요가와 필라테스, 선도명상, 브레인명상, 차크라명상 등 다양한 명상법이 있는데 최근 쓴맛캔디 명상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글로벌사이버대학교 명상치료학과 인덕찬 교수는 “쓴맛캔디 명상은 몸에 좋은 쓴맛을 활용해 즉각적인 뇌의 이완 반응을 유도하는 명상법”이라며 일상에서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명상 가이드를 제시했다.현재 인 교수는 쓴맛캔디 명상을 비롯해 활기차고 건강한 습관을 위한 다양한 명상체험 콘텐츠를 담은 순수 토종 K-명상앱 ‘라라쿨라’ 개발 프로
바쁜 일상 속 현대인에게 명상은 이제 특별한 수행이나 취미가 아니라 보편화된 건강 습관, 일명 미라클 모닝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싱잉볼을 울리거나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기도 하고, 걷거나 춤 또는 만다라와 같은 문양처럼 명상을 위한 다양한 도구가 활용된다.최근 쓴맛 명상캔디를 활용한 명상이 새롭게 명상인들 사이에서 시작되고 있다. 뇌 건강과 뇌활용을 돕는 브레인 명상의 하나라고 한다. 쓴맛 명상과 관련해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명상치료학과 이재호 특임교수를 지난 23일 인터뷰 했다.현대인들에게 명상이 필요한 이유가 뇌에 있다고.뇌의 발달
일상에서나 오랜만에 여행을 가서 맛있는 음식을 두고도 속이 불편해 마음껏 먹지 못한다면 누릴 수 있는 기쁨 한 가지를 놓치는 일이 된다. 이런 속쓰림, 소화 불량은 질병 때문이 아니라면 대부분 스트레스나 잘못된 자세가 그 원인이다.브레인트레이너 이재호 교수(글로벌사이버대학교 명상치료학과)는 “위장은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아 뇌가 명령하지 않아도 음식이 들어오면 스스로 위액을 분비하고 운동하며 소화를 시킨다”라며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율신경 중 몸을 긴장시키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위장의 운동 기능이 떨어지고 위산을 필요 이
일란성 쌍둥이도 기질과 특성이 서로 다른 경우가 있다. 사진 Pixabay 이미지. 기질이 매우 다른 일란성 쌍둥이 형제 중 학습능력과 자신감, 집중력 모든 부분에서 동생보다 발달이 느린 형의 이야기입니다. 활동적이고 한창 몸이 가벼워 산만해 보일 수 있는 초등학교 2학년 시기 민수와 민찬이(가명)를 처음 만났습니다. 마음이 여리고 자신감이 부족한 민수는 몇 분 먼저 태어난 형이지만, 차분하고 자신감 있는 동생에게 의지했습니다. 어머니가 보는 우리 아이…자신감‧집중력‧사회성 부족, 동생에게만 의지 어머니 가현(가명) 씨는 민수가 집에서 공부할 때도 집중하지 못해 자신과 갈등이 있고 학습 결과도 동생에 비해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동생하고만 노는 모습도 걱정이 되고, 공부하다가 조금만 어려워지면 짜증을 내며 “나는 공부를 못해”라며 부정적인 말을 많이 했습니다. 원인이 정서의 문제라고 생각한 가현 씨가 뇌교육 체험수업을 신청했습니다. 첫 수업에서 동생은 즐겁게 참여하는 반면, 민수는 1시간의 수업에 끝까지 참여하지 못했고 체조하는 도중에 지루하다며 엄마를 찾았습니다. 가현 씨는 “쌍둥이지만 둘이 너무 달라서 누구에게 맞춰야 할지 어렵습니다. 학습속도가 너무 다른데 민찬이는 스스로 한글을 깨우쳐서 혼자서 책도 읽고 하는데, 민수는 초 1때 한글을 겨우 떼었어요. 공부할 때 딴짓도 많고요. 저나 동생에게 매달리며 학교에서 어느 친구하고도 말을 하지 않아 동생과 같은 반을 요청해서 함께 다니고 있죠. 요즘 들어서 동생은 다른 친구들하고도 놀고 싶은지 형을 조금 귀찮아해요. 민수가 자신감을 키워야 하는데 아이의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마음을 잘 알아줘야 할 것 같은데 참 어렵네요” 라며 민수의 자신감과 집중력, 그리고 사회성 변화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체험수업을 통해 행동관찰을 한 후 본격적으로 스마트브레인을 통한 뇌파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민수(가명)의 스마트브레인 뇌파검사 결과. 사진 BR뇌교육 제공. 뇌파검사 결과에서 민수는 두뇌 활성도가 지나치게 높았습니다(민수 89점/표준범위 40~60점). 쉴 때나 과제 할 때나 모든 상황에서 뇌파가 높아 에너지 소비가 많고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 패턴입니다. 민수가 공부할 때 집중력이 낮다고 하지만 민수의 뇌 속은 과열된 집중상태라는 것입니다. 쉬운 문제를 풀 때조차도 어려운 문제를 풀 때처럼 두뇌를 풀가동하고 있는 것이죠. 필요 이상의 높은 집중력은 과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심적 부담을 줄 수 있어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두뇌활용능력이 좋은 영재들은 쉬운 과제와 어려운 과제를 해결할 때 두뇌 활성도가 다릅니다. 필요한 만큼 뇌에 불을 켠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효율적인 두뇌활용 특징이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가 낮아 학습을 즐겁게 지속할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다음으로 민수의 두뇌 활성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이유를 알기 위해 정서 부분을 검사했습니다. 검사결과, 민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려는 마음이 강하고 책임감이 강한 아이입니다. 이런 기질의 아이들은 결과가 목표만큼 미치지 못했을 때 다른 아이들보다 더 크게 실망합니다. 민수의 인성(성격) 평가 검사 개인 결과표. 사진 BR뇌교육 제공. 상황상 쌍둥이 동생과 늘 비교가 따르는 현실에서 민수가 느끼는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님 모두 교직에 계셔서 가장 편안하고 존중받아야 할 집에서 본의 아니게 경쟁을 느꼈고 성실한 성향의 민수는 학업이나 관계에서 부담을 가져 뇌에 과부화가 생겼던 것입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기질은 그런데, 감정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내면에 불안감이나 불쾌감을 가지고 있어 스스로 부정적 기분을 전환하기 어려운 감정 상태입니다. 또한, 스스로 선택하고 이루어내며 자신의 가치를 발현하는 자율성의 수치가 낮고, 또래 관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는 매우 낮은 대인관계 능력이 나왔습니다. 2가지 검사결과를 분석해 성장목표를 세우고 민수의 수업을 계획했습니다. 우선, 과도하게 활성화된 뇌파의 안정과 감정 풀어내기, 이를 통해 자신을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자존감을 키우는 수업으로 맞추었습니다. 브레인 체조를 통해 몸의 순환과 감정 풀어내기, 뇌 속 건강한 시냅스 연결을 활성화하는 아이들. 사진 BR뇌교육 제공. 브레인체조와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뇌 감각을 깨우고, 민수가 가진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하도록 도왔습니다. 다행히도 신체활동을 좋아해 많이 뛰고, 온몸을 두드리고 털어내는 등 즐겁게 몸을 쓰며 부정적인 감정을 풀어내고 몸의 순환을 도와 뇌 속 건강한 시냅스 연결을 활성화시켰습니다. 충분한 발산 뒤에는 브레인 호흡과 명상, 뇌교육 원리를 통해 뇌파를 안정시켰습니다. 뇌파가 조절되면 정서적으로 편안해지고 긍정적인 정서를 가질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맞춤형 수업 10개월 뒤에 다시 한 뇌파검사에서 매우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우선 민수의 표정과 자세가 편안해지고 낯선 환경에서도 긴장이 줄고 적응을 잘했습니다. 부정적이고 짜증스럽게 표현되던 감정은 줄고 밝고 긍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뇌파검사에서 뇌파가 안정적이고 두뇌 활성도가 표준범위 안에 들어온 결과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어머니도 정서 안정과 함께 자신감이 커지니 산만하던 모습이 사라졌고, 집중도 잘해서 학습 결과가 좋아 지금은 동생만큼 잘 해낸다고 합니다. 이런 변화는 아이의 상태와 수준에 맞는 성장 방향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솔루션을 진행하는 뇌교육의 특징입니다. 공부를 예로 들면, 공부요령을 알려주거나 예습, 복습을 철저히 점검하는 방식과 다르게 접근합니다. 공부는 결국 아이가 하는 것입니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표의식과 동기, 학습 체력, 그리고 공부에 적합한 사고력 등이 필요합니다. 필요한 게 많이 보이지만 결국 뇌의 변화로 귀결됩니다. 뇌의 활용능력이 공부를 좌우하는 것입니다. 브레인컨설팅 1년 후 민수의 스마트브레인 뇌파검사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좋아진 검사 결과 만큼 어머니 상담에서 개선희망 항목이 많이 줄었지만, 가현 씨는 아직도 교실에서 말이 없고 친구를 사귀려 하지 않는 민수를 걱정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친구들과 교류가 없다는 담임선생님의 피드백에 어머니와 함께 다시 민수의 수업 방향을 잡았습니다. 전두엽을 활성화하는 고등감각인지능력(Heightened Sensory Perception) 프로그램을 통해 민수는 자신의 몸을 인지하고 자신의 생각을 바라보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전두엽 기능이 우수할 때, 아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능력, 언어적 사고와 소통능력,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안을 생각하는 문제해결력, 다음을 위해 기다릴 수 있는 만족지연 능력이 뛰어납니다. 또한,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이해하며 상황에 맞는 사회적 행동을 하는 능력도 우수합니다. 푸시업부터 물구나무서서 걷기까지 HSP12 단계를 거쳐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몸을 쓸 줄 아는 신체 자신감을 키우는 과정에서 평소 어렵게 느끼던 계획수립과 실천습관을 이끌어내고 동기를 부여하며 의지력과 자신감을 몸소 체험하게 됩니다. 근본적으로 뇌를 자극하고 변화시키는 과학적 훈련인데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선택을 직접 현실에서 이루어내는 과정에 몰입과 메타인지를 자극하게 됩니다. 전두엽을 활성화하는 고등감각인지능력(HSP) 수업 중 HSP12단 과정을 하는 아이. 사진 BR뇌교육. HSP수업 중 민수에게 성장 터닝포인트가 된 것은 한계 극복 경험이었습니다. 민수는 친구들 앞에서 “나는 할 수 있다!”를 크게 외치는 ‘자기 선언’과정에서 주변을 의식하고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고, 자신을 표현하는 수업에서 소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말마다 많은 친구와 그룹 수업에 여러 차례 참여하면서 다른 친구들의 행동과 말에 자극을 받고 함께해내는 경험을 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본인은 절대 못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해내는 경험을 하면서 자신에 대한 신뢰가 커졌습니다. 예전과 달리 적당히 하다가 멈추는 모습이 없어지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며 몰입했습니다. 물구나무서기가 매우 힘든 데도 계속 도전하고 연습하는 모습에 부모님도 놀라워했습니다. 생각을 넘어 그냥 하는 힘이 커진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학습에서도 나타나 학습 자세나 학습능력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또한, 마음의 힘도 커져 동생한테 집착하지 않고 친구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설 수 있게 되어 지금은 많은 친구를 사귀고 있고, 손을 번쩍 들면서 발표도 잘하는 초등 고학년으로 멋지게 성장 중입니다. 올해부터는 동생과 반도 나누어 각자 다른 반에서 다른 친구들을 사귀고 있습니다. 이효심 원장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올해 14년 차의 아동‧청소년 두뇌 코칭 전문가. 현재 BR뇌교육 수원영통센터 원장.